부업으로 대리운전을 한지도 벌써 1년을 넘어 곧 1년 반이 되어가고 있네요, 사실 요즘은 자책을 엄청하고 있는 중입니다. 조금의 적응의 시간만 가지고도 금방 많이 버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에 비하면 저는 1년을 넘게 했는데도 웬만한 초보 보다도 못 벌고 있거든요. 심지어 몇 달 전에는 킥보드까지 구매를 했는데 말이죠.
사실하다 보면 머리로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는데 실제로는 잘 안될 때가 많습니다. 사실은 매일 그런 것 같고요. 그래서 반성문 겸 제 스스로 각성할 겸, 그리고 저처럼 부업으로 하시는데 거의 카원플로 하시는 분들 (카카오 대리기사 어플을 주로, 혹은 메인으로 사용하시는 분들)께 참고가 되실 수 있도록 주저리주저리 적어보려 합니다.
점수 주는건 웬만하면 다 타야 된다.
카카오 대리 어플 기준으로 점수 주는 콜들이 있죠. 해당 콜들은 카카오 자체 콜인데요, 사실 이 콜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 (다른 사람에게 단독배정이 들어갔지만 그 사람이 잡지 않아 후순위인 다른 기사들에게 보이는 콜)이 아닌 이상에야, 자신에게 단독배정으로 들어오는 콜은 사실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수락을 눌러서 운행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들도 동일하겠지만, 콜을 보고 조금 생각하다 보면 그냥 배정되어 버리기 때문이죠. 짧은 1~2초 안에 봐야 되는 것이 점수 주는지 (제휴콜인지, 카카오콜인지), 출발지, 도착지, 금액 정도를 봐야 되는데 사실 이 네 가지를 다 볼 시간이 없습니다. 대충 점수 유무와 금액, 아니면 정말 금액만 보고 수락을 눌러야 잡을까 말 까니까요.
체감상 단독배정이 들어온 콜을 버리지 않고, 첫 콜을 타야 그다음콜을 조금은 더 잘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럼 무조건 수락 누를 준비만 하고 있으면 되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막상 필드에서 대기하다가 첫 콜을 받아보면 차마 수락을 누르지 못하는 콜이 첫 콜로 들어올때가 더러 있습니다. 10분 이상 운행인데 9600포인트 콜이라던지 (10분 이하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지만) 점수 주는 것만 보고 이코노미 단가라고 생각해서 잡았는데 손님이 칼질한 단가라던지 (운행 시간 대비 너무 낮은 순수익) 이런 콜들이 첫콜로 들어오면 차마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음 콜을 위해서라도 수행을 하긴 해야 되는데 말이죠.
첫 가입 후 AI 학습이 중요하다 '카더라'
카카오도 AI가 있어서 그런지 평소에 콜 타는 습관을 학습하는 듯하는, 그런 카더라가 있습니다. 가령 장거리 콜을 거부하지 않고 잘 타시는 분들에게는 장거리콜을 자주 꽂아주고, 일명 삥바리라고 하는 단타를 자주 타시는 분들에게는 그런 콜들이 우선적으로 꽂히고 하는 것 말이죠. 다만 이 AI는 초반 몇 달간의 데이터를 가지고 정립되는 듯하기 때문에 다른 전화콜 어플들로 대리를 하다가 카카오 대리운전을 추가하신 경험자에 비해서는, 초보자는 장거리콜 AI를 정립되도록 하기는 힘든 건 사실입니다.
초보자 입장에서는 당장 낯선 차로 한콜 한콜 타기도 힘든데, 지리도 잘 모르는 외각 지역콜을 잡는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죠. 정말 집에 들어가는 걸 걱정하지 않고, 혹은 무시하고 용감하게 막 잡으시는 분들이 아니고서는 힘듭니다.
저는 카카오 어플로 대리운전 부업을 처음 시작해서 그런지, 그리고 소심해서 그런지 관내콜만 타다 보니 그렇게 AI가 정립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시외콜이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닌데 한 달에 몇 번 보지 못할 때가 많더라고요. 물론 접경지역이라고 해야 될까요, 시외랑 가까운 지역의 관내 콜지에서는 시외콜이 보이긴 합니다.
카원플이라면 당연히 카카오 기사 등급이 높아야 한다.
이것도 카더라가 많아요. 퍼플이 최고 단계니 당연히 콜이 잘 보이고 많이 들어온다는 의견도 있고, 등급은 크게 상관없다 콜이 뜨는 곳과 가까운 거리 + 프로단독 배정권만 있으면 등급 상관없이 동일조건이다 하는 의견도 있고요. 사실 이건 카카오 본인들 말고는 알 수 없는 부분이죠.
실제로 하다 보면 제가 블루나 레드인데도, 주변에 퍼플 기사님들 보다 콜이 먼저 뜨는 적도 있고 하니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일단 확실히 등급이 높아야 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등급에 따라 매일 주는 프로 단독배정권의 수가 제일 차이가 나는 부분이긴 한데요, 제 느낌으로는 퍼플을 찍어야 카카오 대리 어플의 기능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것 같고 아래 등급이면 그 기능들의 일부만 사용하는 느낌입니다. 실제로 등급이 되어야 쓸 수 있는 '맞춤콜' 기능이 있긴 하지만 그걸 제외하고서도 말이죠.
그래서 어 다르고 아 다르지만, 최고 등급인 퍼플을 찍는다고 해서 콜이 무조건 많이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등급이 낮으면 그만큼 콜을 못 보는 경우가 많을 '확률'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해당 어플을 100% 사용하지 못하게 락이 걸려있는 느낌으로 말이죠.
집에 돌아갈 걱정부터 하면 안 된다.
1년이 넘어도 아직도 잘 안 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진짜 눈 딱 감고 집 방향과 역방향 콜, 혹은 시외콜을 부업하는 기준에서는 꽤 늦은 시간에도 잡고 운행해 본 적이 있습니다. 다만 다 결과가 좋았다면 괜찮았겠지만, 정말로 집에 못 들어올뻔한 기억도 있고 첫차각이었던 적도 있었다 보니 1년이 지난 지금도 몸이 바로바로 반응하지 못하는 게 사실입니다.
본능적으로 첫 콜과 두 번째 콜 중 집에서 꽤 멀어지는 콜을 받게 되면 그다음 콜은 집 방향 콜이라도 잡고 싶어서 역방향 콜은 거르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죽는 시간이 많더라고요. 역방향 콜도 더 수행하면 그다음콜이 집방향 콜이 뜰 수도 있는데 말이죠.
집에 돌아갈 걱정은 일단 콜을 수행하고 걱정을 해야 합니다. 콜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1~2초인데, '집에 어떻게 가지?'라는 고민까지 더해지는 순간 이미 콜은 '이미 배정된 콜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라질 것입니다.
그래도 중요한 건 복귀다.
모순되게도, 그래도 중요한건 복귀입니다. 우리는 투잡이기 때문이죠. 밤을 새울 수 있는 전업분들과는 다르게 말이죠. 자신이 생각하는 마지노선 시간이 다가오면, 복귀콜을 받을 수 있는 꼴찌에서 대기해야 합니다. 그냥 무리해서 콜을 수행하고 잠을 4시간 ~ 5시간 정도만 자고 생활을 하니 본업도 본업인데 그다음 날의 대리 부업에 대한 의욕이 많이 식더라고요. 몸이 피곤하니 어쩔 수 없는 거겠죠.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정말, 용감하고 생각 없이 막 타야 되는데, 그렇다고 집에 못 올 만큼 막 타면 안 되는 그런 모순적인 일이 대리운전 부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어렵고 잘 안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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