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이제 약 1년 3개월째 부업으로 대리운전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얼른 하고 대리운전 졸업을 하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한 회 사에서 꽤 높은 직책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부업으로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본업이 정말 잘 버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대리운전 졸업은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예 처음부터 발을 들여놓지 않았으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카카오대리 기서 어플을 가지고 처음 대리운전 투잡을 했을 때부터 궁금했던 게 있었습니다. 그건 '등급이 높으면 콜을 더 잘 받을까?' 하는 궁금증이었습니다. 사실 등급이 높으면 콜을 더 많이 보여주는 건 당연한 것이지 않을까요? 등급이 낮은 사람과 높은 사람이 동일하다면, 애써 일주일마다 초기화되는 점수를 또다시 올리는 건 괜한 짓이 될 테니까요.
하지만 계속 드는 의심
다만 이런 의심 아닌 의심이 드는 건,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나보다 낮은 등급인 사람이 콜이 먼저 뜨는 걸 느끼거나 실제로 보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직접 실험해 본 건 아니지만, 필드에 있던 다른 기사님에 폰에는 콜이 울렸는데 저에게는 뜨지도 않았던 경험이 심심치 않게 있었거든요. 그러면 그 기사님의 등급은 어떻게 알았냐 하면 언뜻 보이던 화면의 색깔로 유추해 볼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는 그린, 블루, 레드, 퍼플의 등급이 있고 그 등급대로 화면에 작게 색 표현이 되기 때문이죠. 저 작은 게 보이냐 생각하실 수 있지만, 대리 부업을 하게 되면 몇 시간이나 뚫어져라 쳐다봐야 되는 화면이라 색 정도는 언뜻 봐도 분간이 가능하더라고요.
그린이신 분은 거의 본 적 없지만, 블루나 레드이신 분들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실상 카카오 하나만을 사용하는 저도 퍼플을 못 찍을 때가 많기 때문이죠. 퍼플을 달지 못하는, 개인적인 이유를 생각해 보자면, 의지력이 약해서 그냥 쉬어버리는 날, 혹은 나갔는데 스타트도 못한 날, 혹은 타긴 탔는데 제휴콜이었던 날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다른 분들의 이유 중 하나를 추가하자면, 카카오 하나가 아니라 티맵, 콜마너, 로지 등 여러 어플을 사용하기 때문에 점수를 못 맞추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대리기사님들 사이에서는 어플을 '무기'라고 표현하는데 무기가 많으면 콜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건 맞지만, 선택과 집중을 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죠.
우선순위는 근거리와 프로 단독 배정권인 것 같은데...
아무래도 우선순위는 콜이 뜬 위치와 기사가 얼마나 가까운지, 그리고 프로 단독 배정권을 사용 중인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긴 한데요, 사실 그렇기 때문에 레드나 블루도 퍼플보다는 그 수가 적겠지만 프로 단독 배정권을 가지고 있긴 하니 어떤 상황에서는 동일한 위치가 될 테고, 블루나 레드가 먼저 콜이 뜰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출근 프단만 받을 수 있는 블루보다는, 매일 프단권을 1장씩 주는 레드가 유리하고, 그보다도 매일 프로단독배정권을 2장씩 주는 퍼플이 더더욱 유리한 건 당연한 거죠.
내 생각엔 추가로 한 요소가 더 있다.
다만, 제 생각엔 단독 배정을 받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지금 까지 수락해 왔던 콜의 패턴인데요, 가령 단거리 콜을 많이 받아왔다면 단거리 콜을 더 잘 보여주고, 장거리 콜 수락을 많이 했다면 그런 콜들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 알고리즘이 카카오 AI에 정립되는 건 며칠간의 데이터는 아닌 것 같고 적어도 몇 달간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그렇게 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콜 넘기기, 수락하지 않는 행동에 대한 것들도 뭔가 카카오 AI의 데이터에 남는 것 같습니다. 자주 넘기기나 거절을 하는 사람보다는 일단 콜을 주면 웬만하면 수락을 눌러주는 기사에게 AI가 콜을 더 잘 보여주지 않을까요?! (콜이 빨리 수락이 되도록 해야 고객의 불편이 최소화되니까) 그래서 몇몇 분들이 말씀해 주시는 노하우 중에 이런 게 있죠. '그날 처음 뜨는 단독 배정은 그냥 거르지 말고 일단 잡고 수행해라. 그래야 AI가 출근했다는 걸 알고 그다음콜도 잘 준다'라는 내용입니다.
그럼 쉽네, 무조건 잡으면 되겠네 싶을 수는 있겠지만 사실 실제로 나가보면 첫 콜이 너무 똥콜이라 못 잡는 날도 있습니다. (운행시간 대비 단가가 좋지 않은 콜)
추가로 카카오 AI는 콜의 거부나 수락뿐만 아니라 수락했던 지역까지 학습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한 번도 수락 안 했던 도착지의 콜 보다는, 자주 수락했던 도착지의 콜을 더 잘 보여주는 게 아닌가 하는 거죠.
그럼 퍼플 찍으면 프로 단독 배정권이 많은 것 말고는 좋은 게 없나?
'그럼 결국은 퍼플이라고 무조건 그린, 블루, 레드보다 콜이 먼저 뜨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해왔던 데이터에 기반해서 주는 거네?'라고 생각하면, 레벨이 높은 퍼플의 혜택은 프로단독 배정권이 많은 것 밖에 없는 건가 싶긴 하실 겁니다. 어느 정도 이 말이 맞는 거 같긴 한데, 제가 생각하는 퍼플의 보이지 않는 장점이 하나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그건 바로 콜 단가입니다.
상황을 어느 정도 통제하에 정확하게 실험을 진행해 보고 그런 건 아니지만, 보통 레드 정도만 유지하는 저는 평소에는 10,000원 ~ 16,000원 정도의 순익을 주는 콜들을 주로 봅니다. 부산 끝에서 끝으로 가는 콜 혹은 시외콜이 뜨면 당연히 순익은 2만 원이 넘어가는 콜도 간간이 보이긴 하는데, 애초에 그런 콜은 일주일 일하는 동안 잘 보이지 않아요. 사실 부업을 시작하던 초반에 너무 멀리 가는 콜들이나 시외콜들은 두려움에 못 잡았었는데, 그게 AI에게 학습이 되어 버린 게 아닌가 싶긴 합니다.
다만 그 학습이 된 와중에도 퍼플이 되면 확실히 보여주는 콜 단가가 올라가는 느낌입니다. 1만 원 후반대에서, 평소에는 보기 힘들던 2만 포 이상의 콜들도 크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듯하더라고요.
사실 이날도, 평소 같았으면 어쩔 수 없이 가야 했을 20분 남짓 운행에 12,000원 순익 콜이 첫 콜로 떴었는데, 돈을 벌려면 첫 콜은 거르지 않고 타는 게 맞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퍼플 됐는데 이건 못 타겠다 싶더라고요. 그 뒤로 꽤 오랜 시간을 그냥 대기해야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2만 원 후반대의 콜에 도착지도 제대로 안 보고 그냥 수락 눌렀습니다. 다행히 시외콜은 아니었고 부산 시내콜이었네요. 경유가 끼어있어 운행시간이 조금 더 길었던 콜이었습니다.
사실 저 콜 말고도 몇 개의 콜을 더 봤었는데 평소보다 단가가 조금 높은 콜들이었습니다. 물론 콜이라는 게 그날의 운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날은 퍼플이라서가 아니라 그날 자체가 평소보다 멀리 가는 콜이 많았던 날이었을 순 있겠으나, 전체적으로 제 체감상은 등급이 높으면 조금은 더 고단가 (고단가이려면 운행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콜일 수밖에 없지만...) 콜을 더 자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결론적인 내 생각은...
그러니 콜을 거부하지 않고 주는 대로 타면서 시외도 쭉쭉 잘 나가시는 분, 그 루틴이 카카오 AI에게 학습이 되신분은 정말 카카오 대리 어플 하나 만으로도 매출을 꽤 많이 올리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저게 아주 간단하고 명확해보이긴 한데 실제로 해보면 잘 안되요. 주는대로 타고 시외도 겁 없이 나간다는 게 말이죠. 특히 다음날 본업을 생각해야 되는 투잡은 더 어렵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등급이 높다고 콜을 무조건 많이 보여주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의 장점, 프단권의 기본 제공 숫자라던지 콜 단가등 장점이 있으니 무조건 할 수 있는 만큼 등급을 높게 찍어 놓으면 나쁠 게 없을 것이라는 게 결론입니다.
퍼플이라서 기본적으로 보여주는 콜이 똥콜이 아니고 단가가 적당하거나 괜찮은 콜이면 아무래도 그 콜을 거부하지 않고 수락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고, 그러면 그다음콜도 붙을 확률도 높아지고, 그러면 점수도 채울 가능성도 높아지니 어찌 됐건 등급이 높으면 선순환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손해 볼 께없는 거죠.
아무래도 퍼플로 시작하는 주가 선순환이 좋은 것 같고, 블루나 레드로 시작해서 점수를 채워가는 주는 탈만한 콜이 적다 보니 보통 힘든 주가 많았던 기억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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