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보유하고 있는 카메라만 4대. 데일리 카메라가 갖고 싶어졌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이미 카메라가 4대나 있지만 언젠가 부터 매일 가지고 다녀도 부담이 없는 카메라가 없나 찾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데일리 카메라라고 하면 제일 많이 나오는 카메라는 역시 소니 rx100 시리즈와 리코 GR 시리즈가 제일 많이 나오네요. 둘다 장단점이 있었고 결국을 둘 중 소니 rx100 시리즈의 3번째 모델인 rx100 mark3 제품을 중고로 구매해서 사용했지만,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아 방출해버립니다. 아마 시간상으로는 한달만에 방출했지만 실제로 사용은 서너번 밖에 사용해보지 않은 것 같네요. 너무 성급한거 아닌가 생각하실 수 있지만, 서너번의 사용만으로도 단점을 많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단점을 간단요약하자면, 작은 1인치 센서에서 오는 사진 퀄리티의 부족함과 터치의 부재, 이 2가지가 제일 크게 작용했던 것 같네요~ 지금 이 글은 소니 rx100 m3의 포스팅은 아니니 간단하게 이렇게 정리하기로 하구요. 무튼 그렇게 데일리 카메라를 방출하고 다시 찾아서 후보에 오른건 GR 시리즈와 후지필름의 XF10, X70이었습니다. 참고로 전 후지필름의 X-T30ii모델을 이미 보유하고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보니 리코 카메라 보다는 후지필름 카메라가 더 끌리기도 했구요.
사실 리코 GR시리즈는 가격을 보시면 가격이 이미 데일리가 아닙니다. 최신 모델들은 100만원이 넘어가는 가격인데 이걸 데일리로 부담없이 들고 다닐 수 있겠나 싶더라구요. 이미 풀프레임 DSLR과, 풀프레임 미러리스 2대, 크롭바디 하나를 가지고 있는 저에게는 성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이번에야 말로 적당한 이미지 퀄리티와 휴대성을 가지고 있는 카메라가 필요했습니다.
후지필름 XF10과 X70를 둘다 고민했지만, 둘다 중고로 구하기 쉽지 않은 제품들이기 때문에 먼저 구해지는걸 구매하자고 결론이 내리긴 했는데, 사실 머릿속에서는 XF10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 카메라를 비교해서는 조금 더 편의성도 좋고 기능이 좋은, 다이얼이 많은 X70이 좋아보였지만, 또 성능을 생각하다 보면 편의성과 컴팩트함이 애매해질 것 같기도 했고, 애초에 데일리 카메라는 M모드가 아닌 A모드로 대충 사진들을 남길 용도로 쓸 예정이었기 때문에, 다이얼들이 적은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듯 해서 최종적으로 XF10을 머릿속에서 선택하게 되었네요.
후지필름 XF10의 기본적인 스펙.
이미지 센서: APS-C 크기(23.5mm x 15.7mm)의 X-Trans CMOS 센서
유효 화소: 24.2 백만 화소
렌즈: 18.5mm(F2.8) 고정 초점 렌즈 (35mm 필름 카메라에서의 28mm 등가)
이미지 프로세서: 후지필름의 이미지 프로세싱 엔진
조리개 범위: F2.8부터 F16까지 (조리개 우선순위 및 수동 조작 가능)
최소 초점 거리: 약 10cm
ISO 감도 범위: 200-12800 (확장 가능한 ISO 100-51200)
셔터 속도: 4초부터 1/4000초까지 (메카닉/전자식 셔터)
연사 속도: 약 6fps (고속 연사 모드)
동영상 기록: 4K(UHD) 3840x2160 픽셀에서 15프레임 또는 1080p Full HD에서 60프레임으로 동영상 기록 가능
노출 모드: P(Program AE), A(Aperture Priority AE), S(Shutter Speed Priority AE), M(Manual Exposure)
측광 모드: 멀티, 중앙, 스팟 측광
후방 LCD 디스플레이: 3.0인치 크기, 약 1.04 백만 도트 해상도
메모리 카드: SD, SDHC, SDXC (UHS-I 호환)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NP-95) 사용
크기: 약 112.5mm x 64.4mm x 41.0mm
무게: 약 279g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 제외)
항상 카메라의 스펙을 보면 항목이 많고 복잡해보이지만 역시나 중점적으로 봐야할것은 이미지 센서와 유효화소 정도겠죠. 이미지 센서는 APS-C이기 때문에 풀프레임 대비 1.5크롭바디이고 화소는 2420만 화소로 꽤 괜찮은 화소수를 가진 카메라가 되겠습니다. 렌즈는 붙박이 렌즈라 교환은 안되고 렌즈는 최대개방 2.8까지 가능하며 렌즈 화각은 18.5mm 이지만 1.5 크롭바이기이때문에 풀프레임으로 환산하면 약 28미리의 화각을 가집니다. 보통 일상 스냅으로 사용하시는 구간이 28~35미리를 선호하는걸 생각하면 적당한 화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근마켓에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영입했던 후지필름 XF10
그렇게 당근마켓에 키워드를 등록해놓고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되었습니다. 카메라 중고거래를 많이 하는 사이트인 'SLR 클럽'은 특별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상 키워드 등록은 할 수 없는 듯 보여서 수동으로 시간날때마다 검색하면서 잠복 했구요. 사기꾼들이 득실대는 중고나라는 한번씩 참고만 하고 절대 여기선 구매 안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한번 사기 당한 적 있음. 돈은 끝끝내 돌려받긴 했지만) 그러던 중, 뒤쪽 LCD가 부분적으로 고장나 있는 매물이 아주 싸게 올라와서 바로 연락드리고 상태보고 구매해왔네요. 사실 LCD가 고장났다는건 어느정도의 데미지를 받을 일이 있었다는건데, 다행히 터치도 잘 되었고 촬영도 잘 되었으며 초점의 이상도 없어 보여서 아주 싸게 잘 영입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운이 좋았네요~ 컬러는 브라운에디션 색상과 블랙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브라운 색상은 너무 촌스럽고 안예쁘다고 생각되어져서 블랙을 원했는데, 컬러도 딱 블랙이었어서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브라운 컬러도 실제로 보면 또 괜찮지 않을까 생각은 되지만)
후지필름 XF10은 장단점이 아주 확실한 카메라였다.
제일 큰 장점은 역시나 크기가 아주 작다는 것입니다. 두깨는 아니지만 단순 크기를 비교하면, 매일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 보다도 크기가 작습니다. 주머니에 쏙 넣을 수 있다는게 전혀 과장이 아닌거죠. 그리고 크기가 아주 작지만 그립감도 어느정도 있어서 좋았습니다. 계속 방출한 카메라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데, 이전에 방출한 소니 rx100 m3는 잡으면 미끄러져서 떨어뜨릴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면, 후지 XF10은 나름 좋은 그립감을 제공해줘서 촬영할때도 아주 조금은 손에 감기는 느낌, 떨어뜨리진 않을 느낌의 그립감을 느끼게 해 줬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기대도 안했던 얼굴인식 기능도 있었구요 멈춰있는 사람 정도는 얼굴인식으로 초점 이동 없이 편하게 촬영 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장점은 후지필름의 색감도 있겠죠. XF10은 후지 필름 센서가 아닌 소니 베이어 센서라고 하던데 (저도 이 부분은 정확히는 모르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기존 진성(?) 후지필름 카메라와 색감이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후지필름의 매력으로 꼽는 것중 하나인 필름 시뮬레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겠네요. 그중에서도 유명한 '클래식 크롬' 시뮬레이션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색작업이나 보정을 못하시는 분들이나 귀찮아서 안하시는 분들은 그냥 클래식 크롬으로 적정노출만 맞춰 찍어도 꽤 느낌있는 결과물을 가져다 줍니다.
아, 제일먼저 말해야되는 장점을 말을 안했군요. 바로 스마트폰과 비교할 수 없는 센서크기 입니다. 촬영을 이상하게 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이미지 퀄리티는 스마트폰보다는 확연히 차이를 느낄 수 있을만큼의 깔끔하고 좋은 레벨의 이미지를 제공해줍니다.
단점으로는 역시 AF 입니다. 구매하기 전에도 아주아주 구리다고 정평이 나있었는데, 역시나 주광이나 빛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크게 문제는 없어요. 다만 그런 환경에서도 초점 잡는 속도가 꽤 느리다는걸 느낄 수는 있는 정도인데, 저녁에 운동겸 가지고 나와서 어두운 하늘의 나뭇가지를 촬영해보려고 해본 적이 있었는데요, 초점을 전혀 못잡습니다. 초점을 잡기위해 앞뒤로 지잉지잉 거리다가 초점을 놔버립니다. 이럴땐 그냥 폰카로 찍으시는게 건강상 좋겠고, 아니면 수동초점으로 해서 촬영을 하면 가능하긴 한데, 이렇게 불편하게 찍을껀데 굳이 이 카메라를 데일리 카메라로? 라는 생각은 들게 하는 대목이었네요. 그리고 초점 문제의 연장선인, af-c는 거의 못쓸 정도입니다. 이것도 렌즈의 초점잡는 속도가 아주 느린데에서 오는 것이겠지만, 초점을 한번만 잡는 af-s를 쓸때도 느린데, 계속 잡는 기능인 af-c는 더더욱 움직이는 물체를 못따라가요.
그래서 힘들게 데일리 카메라를 들이긴 했지만, 가족들의 인물 촬영을 주로 하는 저는 항상 고민을 하게 되는데 이런 느낌으로 결론을 냈어요. 함께 나가는 일정이 인물 사진 촬영을 할 시간도 많고, 그게 중심이면 X-T30ii를 가지고 나갑니다. 아니면 외출은 하는데 사진을 촬영할지 안할지 모르거나, 촬영을 하더라도 환경이 좋지 않아 몇컷정도만 남길수 있는 상황일때는 XF10을 가지고 나갑니다. 가지고 나갔다가 전혀 안찍고 와도 크게 부담없는 무게와 부피이기 때문이죠.
이런 분들은 추천, 이런 분들은 비추천입니다.
사실 느끼는 거지만, 당연히 아예 안되는건 아니지만 후지필름 XF10은 인물용은 아닙니다. 너무 느리기 때문이죠. 말이 통하는 성인분들은 가능하겠습니다만 저 처럼 아이 사진의 비율이 많으신 분들은 더더욱 추천해드릴 수 없는 카메라입니다. 가만히 있을때 순간적으로 찍거나 하면 되겠지만, 그 수고와 신경을 들일 바에는 그냥 조금 더 부피가 크고 무거운 X-T30ii을 가지고 다니며 편하게 찍는게 결과적으론 덜 피곤하겠다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다만 저처럼 인물사진 위주가 아니고 정말 데일리로 풍경이나 일반 스냅사진 위주로 촬영하시는 분들은 이만한 가성비 좋은 카메라도 없을겁니다. 가성비를 제외한다면 뭐 무조건 GR3와 같은 GR 시리즈가 제일 좋겠지만, 가격적인 측면을 비교하면 GR시리즈는 XF10과 비교가 안되요. 중고도 백만원대의 GR3와, 출시가가 50~60정도였던 XF10은 애초에 비교가 안되겠죠. 요즘 이상하게 카메라를 찾는 수요가 많아서 그런지, 아니면 코로나 반도체 여파의 문제인지는 몰라도 (이미 XF10은 단종되었으니까) 원래 중고가격이 20~30정도한 걸로 알고 있는데 40만원 이상의 매물도 쉽게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아, 쉽게 보인다고 말씀드리면 안되겠네요 구하기는 어려우니까요. 중고매물이 올라오더라도 적당히 합당한 가격이면 거의 순삭인 느낌이라 구하긴 어려우실 겁니다. 그래도 혹시 관심이 가신다면 한번 구하는걸 도전해 보셔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카메라라고 생각되네요.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사진과 카메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보자부터 사진작가까지 아우르는 캐논 풀프레임 미러리스 EOS RP (0) | 2023.06.19 |
---|---|
데일리카메라로 소니 RX100 M3를 들였다가 다시 방출한 이유 (0) | 2023.06.18 |
취미와 가족용으로 딱인 카메라 / 후지필름 X-T30II (0) | 2023.06.16 |
출시된지 10년이 넘은 5d mark3는 아직도 쓸만할까? (0) | 2023.06.15 |
사진의 시작을 함께 해줬던 내 생애 첫카메라 니콘 D90 (0) | 2023.06.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