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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의 부캐 활동

부업 대리운전 뚜벅이로 1년하다 킥보드 구매해서 일해본 후기 (타이탄 미니 top)

by 삼사구*349 2024. 8. 3.

부업으로 대리운전을 1년간 하면서,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킥보드 기사를 제가 해보게 되었습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단점들도 생각보다 많다면서 어차피 늦게 까지 하지 않고 적당히 복귀해야 되는 투잡이면 뚜벅이로도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에 굳이 구매를 고려하지 않았었는데요. 자꾸 한 지역에서 벗어나면 원래 있던 곳에서 콜이 뜨는 경험, 대중교통이 끊기는 시간이 다가오면 복귀 걱정에 한없이 느려지는 손가락 속도, 공유 킥보드도 없는 곳에 갔다가 하염없이 걸었던 기억 등 때문에 어찌 보면 급으로 킥보드를 구매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한 달 정도 알아보다가 결국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찾아봤던 장점과 단점들을 그대로 옮겨서 정리하는 수준의 내용이 될 수는 있겠네요. 직접 겪어보니 딱 그렇긴 했거든요. 그래도 혹시나 대리운전을 부업으로 하시면서 킥보드 구매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에게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킥보드로 대리운전일을 해보고 나서 느낀 점.

1. 생각보다 드라마틱 하게 매출이 늘지 않는다.

하필 제가 킥보드를 구매를 해서 나간 시즌이 장마로 비가 오락가락하는 시즌 + 휴가 시즌이라서 대리 비수기 시즌이긴 한 점은 있지만, 킥보드를 구매했다고 해서 매출이 바로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진 않았습니다. 이것도 사실 미리 알고 한 것이기도 하고요. 다만, 반대로 뚜벅이와 비교해서 똑같냐고 생각한다면 그건 무조건 적으로 아닙니다. 한콜이라도 더 탈 수 있는 가능성이 당연하게도 킥보드가 더 많기 때문이죠.

장비 하나 늘었다고 해서, 또 다시 적응해야 될 부분이 생깁니다. 일단은 뚜벅이 때는 고객과 만나면 바로 차를 타서 운행 준비 후 바로 출발을 하면 됐지만, 킥보드가 있다면 콜을 잡고 통화할 때 사전 고지도 해야 되고요, 만나서 트렁크에 실기 위해 킥보드를 접는 작업 후 트렁크에 넣고, 헬멧도 벗어서 넣고 해야 되는, 추가적인 과정이 더 생깁니다. 비록 이 시간이 1분도 안 되는 시간이긴 하지만 왠지 눈치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매번 보던 콜 카드가 낯설게 느껴집니다. 뚜벅이로 할때는 대략 개인적으로 500 ~ 800미터 정도를 봤는데 (복귀콜의 경우는 1km까지도, 킥보드 및 택틀 제외) 킥보드의 경우에는 약 2~3km 정도 까진 잡아서 할 수 있지만 뭔가 아직 감이 안오기 때문에 이 콜을 잡고 사전 고지한 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콜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이 점은 차차 하면서 적응이 될 부분이긴 한데요, 어찌 되었건 1년간 익숙해져 왔던 대리 일이 킥보드 하나 생겼다고 조금 낯설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는 적응만 하고 요령만 생기면 뚜벅이때 보다는 매출을 1.5배, 잘하시는 분들은 그 이상도 올릴 수 있을 부분이 상당하게 느껴지지만, 킥보드를 샀다고 해서 바로 매출이 드라마틱하게 늘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 잘못된 생각일 수 있겠습니다.

2. 뭔가 번잡하다.

앞서 말씀드린 킥보드를 접고 트렁크에 실는것 뿐만 아니라, 몸에도 부착해야 되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헬멧부터 시작해서 팔꿈치 보호대, 무릎보호대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필수이고요, 트렁크에 골프백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에는 그냥 킥보드를 넣기보다는 킥보드 커버 혹은 돗자리 등으로 골프백을 덮고 킥보드를 실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 과정이 없이 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긴 하겠지만, 혹시나 골프백이 오염되어서 클레임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될 부분임은 분명하죠.

추가로 저는 몸에 부착하는 블랙박스용 카메라, 그리고 휴대폰 손목 거치대, 백팩까지도 준비해서 다니기 때문에 한번 일을 나가려고 하면 뭔가 준비해야 되는게 많습니다. 뭔가 번잡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거죠.

3. 넉넉하지 만은 않은 주행가능 거리.

아주 고성능 장비가 아닌 이상에야, 보통 100만 원 전후로 하는 킥보드를 이용하는 경우 이용 가능 거리가 약 20km ~ 30km 내외입니다. 킥보드를 구매하기 전에는 '이 정도만 해도 뚜벅이 때 생각하면 엄청 좋은 거 아닌가?' 했는데, 직접 해보니 어쩔 수 없이 맘 편히 탈 수는 없겠더라고요. 킥보드뿐만 아니라 배터리가 들어가는 제품의 특성상 완전 방전이 한두 번 되어 버리면 실제 성능의 60~ 70%만 사용할 수 있게 되니, 배터리 방전 관리가 중요하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죠. 킥보드도 똑같습니다. 방전을 몇 번 시키는 순간 완충할 수 있는 배터리 양이 많이 줄어든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보통 킥보드로, 저처럼 초보인 기준으로는 약 2~3km 이내의 콜을 잡게 되는데요, 물론 뚜벅이 때처럼 아주 1km 이내의 콜들을 잡을 때도 있고요. 중간값으로 한콜당 고객님께 이동하는 거리를 1.5km로 잡게 되면 5 콜 정도 탄다는 가정하에 약 7.5km 내외를 쓰게 되고, 중간중간 콜지로 이동하는데도 쓰게 되면 10km 이상은 아주 쉽게 쓰게 됩니다.

저의 경우 이제 일주일 정도 타긴 했는데, 최대로 멀리서 복귀한 게 10km 정도인 적이 있는데요, 이래저래 계산하면 배터리의 절반 이상은 쓴 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주 넉넉하다곤 할 순 없겠습니다. 다만 이 점은 돈이 많이 들더라도 추가 배터리를 장착하거나, 더 고성능의 장비로 가면 해결되는 점이긴 하지만 이동거리가 많으신 분들이나, 반전업 느낌으로 일하시는 분들, 전업이신 분들은 한 번쯤 고려해 보시긴 하셔야 할 듯합니다.

4. 그래도 확실히 걷는 것보다는 편하다.

당연한 거지만 타고 이동하니 뚜벅이 때 보다는 훨씬 몸이 편합니다. 다음날 본업을 해야 되는 투잡이라면 피로도가 적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죠. 뭔가 뚜벅이때 걷는 수고가 없는 대신에 킥보드를 접었다 폈다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후자가 그나마 덜 피곤한 일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5. 최대 장점은 역시 콜반경과 복귀.

역시나 최대 장점은 약 700 ~ 800미터 이내 콜만 잡던 뚜벅이때와는 달리 약 2km 이상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콜을 잡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만 멀리 있는 건 단독배정은 안들어 올테니 바닥에 떨어지는 콜들 중에서 골라야 하는 점은 있겠지만, 더 많은 반경을 커버 할 수 있는건 부정할 수 없는 최대 장점이죠.

얼마 전에는 복귀콜이 약 2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떠있었는데요, 뚜벅이의 경우에는 걸어가면 25분 이상은 걸리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공유킥보드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순수 도보로는 커버를 할 수 없는 거리죠. 손님이 그렇게나 기다려주지도 않고요. 1년간 대리운전을 해보니 보통은 10분이 기다려주는 마지노선의 평균이고, 출발지나 도착지가 오지라서 조금 절실한(?) 손님 혹은 착하신 분들은 15분 정도까진 기다려주시긴 하더라고요. 무튼 도보로는 커버할 수 없는 복귀콜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2.3km 정도를 약 7~8분 고지를 드리고 갔는데 실제 시간도 8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일주일 밖에 안 탔지만, 가끔 지나가는 버스를 보면 '저거 타고 시원하게 복귀하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대중교통이 끊기게 되면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하거나 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죠. (지역에 따라 커버차, 합류차로 부르기도 하는) 이용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이용하기 불편합니다. 특히나 익숙하지 않은 지역을 갔을 때는 더 그렇고요. 일반 버스처럼 버스 정류장이 돼있는 것도 아니고, 업체에서 제공하는 어플로 합차 정류장 위치를 보고 서있는데도 그곳이 아닐 때도 많고요, 융통성 있게 적당히 세워주면 될 텐데 조금이라도 다른데 서있으면 그냥 쌩 하고 지나갈 때도 많습니다. 배차 간격도 짧아야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인 지역도 있어서, 합차 한번 놓치면 그날 잠은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이 정해놓은 시간쯤엔 복귀해서 잠을 조금이라도 더 자야 되는 투잡에게는, 장비를 구매해서 얻는 장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구매했고요.

6. 예상보다도 더 위험하다.

저는 공유 킥보드를 복귀용으로만 쓰고 콜 잡고 고객님에게 이동할 때는 쓰지 않았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어느 정도 위험한 것은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운행하는 시간 빼고는 킥보드로 이동을 하게 되니 예상보다도 더 위험하더라고요. 차가 별로 없는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요. 도로 가장자리로 달리다 보면 차량이 알아서 잘 피해 가는 경우가 많지만 아찔한 경우도 많고, 도로 가장자리 부분에 포트홀 또는 아스팔트가 쏟아있는 경우도 있고 여러모로 위험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킥보드의 경우에는 좌회전 차선으로 좌회전을 하면 안 되고 '훅턴'이라는 방법으로 해야 되죠. 안전을 위해서 그렇게 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념을 알고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제가 자체 테스트를 해본 결과 1.5km 가는데 약 5분 잡으면 되겠더라고요. 10분 기준으로는 3km까진 가능할 것 같아서 콜 반경도 그렇게 보고 있는데, 실제로는 2.5km 이내 정도로 콜을 잡고 있습니다. 관련 커뮤니티에서 댓글 달아주신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안전이 최우선이다', '너무 무리하게 타다가 다치면 오히려 손해다'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제 기준으로는 고객님께 이동할 수 있는 시간을 10분 내외로 잡고 있는데, 10분 이상 걸리는 거리의 콜을 잡게 되면 아무래도 마음 급하게 킥보드를 타게 될 것 같고, 그러면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잡고 있습니다.

마치며.

개인적으로는 저녁 9시 ~ 12시로 기본적으로는 3시간 정도 일하고, 마지막쯤에 콜이 떠주면 1시까지는 일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콜이 복귀콜이 아닐 시에는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더 많이 걸려서 집 도착시간이 새벽 2시가 넘어가는 날도 있긴 한데요, 지방에서 카카오 어플로만 하는데, 등급은 당연히 퍼플이어야 하지만, 대부분 레드인 경우가 많다네요. 개인적인 스케줄은 없지만, 집안일이 있거나 이래저래 못 나오는 날, 스타트도 안 되는 날 그런 날들 포함하면 1시간에 1 콜 타는 것도 힘든 날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3시간 일하는 기준으로 보통 2~3 콜 타는 게 평균인 것 같습니다. 콜이 바로바로 떠주는 날에는 5 콜 정도 탄 날도 있지만요.

킥보드 구매 후 투잡 킥기사로 전향한 이후에는 정말 최소 목표로는 뚜벅이 때보다는 하루에 한콜이라도 더 많이 타는 게 목표입니다. 목표라고 하기엔 소박하지만, 목표는 크게 잡아야 좋은거니, 최종 목표는 뚜벅이때 보다는 2배로 콜을 많이 타는게 최종목표입니다. 하루에 2~3 콜 타던걸 4~6 콜 정도로만 늘어도 좋을 것 같네요.

이제 일주일 정도 써봐서 점점 적응을 하면 나중에는 느낀 점이라던지 생각하는 내용이 바뀔 수 있을 텐데요, 그렇게 되면 다른 글로 추가해서 그때의 느낌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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