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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의 부캐 활동

유튜브로 독학한 부산 카카오 대리운전 초보 둘째 날 후기

by 삼사구*349 2023. 6. 11.

첫째 날의 강렬했던 대리운전 경험의 기억으로, 한번 해봤으니 자신감이 생겼으면 했지만 오히려 자신감이 떨어졌습니다. 아무래도 대리운전 초보의 입장에서는 내 차가 아닌 데에서 오는 익숙하지 않음이 콜을 잡기 전 긴장하게 되는 큰 이유 중 하나가 되더라고요.


둘째 날도 역시나 집 근처 먹자골목에서 시작했다.

일단은 새로운 곳에서 시작하기보다는, 집 근처의 먹자골목에서 이른 시간에 콜이 뜨는지 직접 경험해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어서, 초반에는 집 근처 먹자골목으로 한동안 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보통 대리운전 어플에서 포인트도 더 주고 쿠폰을 주는 기준 시간이 20시인 걸로 봐선, 오후 8시가 기본적으로 많이들 대리운전으로 출근하시는 시간인 것 같기도 하고 손님 입장에서도 슬슬 이용하시는 시간인 걸로 보였습니다. 

제가 사용했던 어플은 '카카오 T 대리기사'였구요, 지역 업체에서 대리기사로 일을 하려고 하면 출근비등의 기본 금액이 발생하는 반면, 카카오 대리는 가입도 간편하고 별도의 고정비가 들지 않기 때문에, 대리운전일을 시작해보기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뭐, 가능하면 저 시간에 맞춰서 나와보고 싶지만, 저도 퇴근을 하고 저녁을 먹고 아기가 있다 보니 집안일을 도와주고 하다 보면 빨라야 8시 반에서 보통은 9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며칠 통계를 내보니 평균 9시쯤에 집에서 나서는 듯했습니다.

 

무튼, 집 근처 먹자골목에 다 와서 카카오대리의 '프로단독배정권'을 하나 사용해 봅니다. 1시간 동안 적용이니 이제는 돌아다니면서 기다리는 게 일이죠. 그러던 중에, 아마 제 기억으로는 약 40분 만에 콜이 하나 떴는데 다대포에서 영도로 가는 콜이었네요~ 영도까지 가는 길은 네비 없이도 아는 정도이기 때문에 자신 있게 잡았습니다.

 

사실 이제 일주일 정도 된 지금도 잘 안 되는 것이긴 한데, 저처럼 하루에 2~3개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은 대충 뜨면 도착지가 어디던 잡는 게 맞는 거 같은데 그게 잘 안돼요 ㅠ 전업이 아니라 다음날 본업을 위해서 버스가 끊기기 전까진 들어와야 되니 그러면 9시부터 길게 봐도 2~3시간이니까요. (그래도 해운대, 지사동, 김해, 창원은 망설여집니다.... 멀고 지리를 잘 모르는 동네 ㅠ)

 

첫 콜을 빨리 타야 그래도 2개를 탈 가능성이 있는 건데, 고민하다 보면 1~2초 만에 사라지는 콜들. 심지어 그 콜들도 1시간에 하나 내지 두 개 정도밖에 안 뜨더라고요. 동네에 있는 먹자골목이라서 그런지 말이죠.

 

시동이 안 걸리는 줄 알았는데 전기차였다.

네, 첫날의 후방카메라 없는 옛날 구형 아반떼의 충격이 아직 가시기 전이라 긴장하며 운전석에 탔는데, 정신이 없어 무슨 차인지도 못 보고 탔었네요 ㅋㅋ 현대차인 것만 보고 탔는데, 고객님께 미러들 조절해도 되냐 여쭤본 뒤 세팅하고, 안전벨트를 매고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을 걸었습니다.

 

(조용.....)

????

 

브레이크를 잘못 밟았나? 전기만 들어온 건가 싶어서 다시 시동버튼을 누르고, 이번에는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고 시동버튼을 눌렀는데

(또 조용....)

 

그때 알았습니다. 이거 전기차구나 했네요. 13년식 일반 휘발유 중형차만 8년을 탄 저는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기차는 타본 적이 없어서 몰랐던 거였습니다. 무튼 어찌어찌 알아차린 뒤 '출발하겠습니다~' 말씀드리고 출발하려 했는데, '이거 움직이는 거 맞나?'싶었네요~ 다행히 브레이크에 발을 떼니까 차가 앞으로 가더라고요. 뭔가 아무 소리도 안 들리는데 앞으로 가니 신기하면서도 이질적이었던 전기차 첫 느낌.

 

무튼 고객님들이 눈치채셨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저 혼자만의 우당탕탕을 끝내고 무사히 운행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후방주차를 하면 되는 곳이었어서 고객님들 하차시키고 안전하게 주차까지 완료 후 운행을 마무리했네요~

 

남포동으로 걸어서 나오던 길

대리가 이제 둘째 날이라 많이 미숙했던 것 같다고 불편하셨죠~ 죄송하다 말씀드렸는데, 놀라시며 전혀 아니었다고 해주셨던 맘씨 좋은 고객님ㅋㅋ 무튼 운이 좋았는지 첫 번째 고객님과 두 번째 고객님 모두 좋았던 분들이라서 제 스스로가 처음이라 버벅댔던 거 말고는 크게 문제가 없었네요~ 정말 운이 좋았다 생각합니다.

 

운행을 끝내고 가까이에 번화가인 남포동이 있어 버스를 타고 나올까 하다가, 모셔다 드린 곳이 영도 초입이라 그냥 바람도 쐴 겸 걷기로 했습니다. 물론 대리 어플은 계속 켜둔 채로요. 폰으로 대충 찍었더니 화질이 자글자글이긴 한데, 남포동에 있는 롯데백화점과 부산대교의 야경 모습을 한컷 담으며 남포동으로 걸어왔습니다.

 

첫 콜이 늦었어서 그런지 이미 이때 10시 반을 향해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둘째 날부터 참 생각이 많았네요. 11시 반 정도까지만 하는 거면, 이런 식이면 많아야 하루에 2~3개, 운이 없으면 하나정도 탈 텐데 이게 맞는 걸까 싶긴 했습니다. 안정적으로 최소 3개 이상 정도는 타려면 대략 12시 1시까지는 하는 걸로 해야 될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 사실 귀가시간이 뒤죽박죽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죠. 대중교통이 끊긴 시간에 집 근처 콜이 잡히면 베스트이겠지만, 아니면 끝까지 콜을 기다리거나 택시를 타거나... 이게 맞는 건가?! 그런 생각이었죠~ 그냥 적당한 서빙 알바 같은 걸 구하는 게 나을까 생각되기도 했고요.

 

11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새벽 2~3시는 되어 보이던 풍경의 남포동.

이곳 근처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코로나 이후 남포동 상권이 심각한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을 몰랐네요. 아무리 평일이라고 해도 10시 반 경인데 길가에 사람이 없습니다. 대리 운전기사분들은 엄청 많으시고요 (어플로 기사님들 위치 대략 볼 수 있음) 이 정도면 새벽 늦게까지 술 먹고 나와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무튼, 뭐 남포동은 그래도 번화가니까 먹자골목 쪽으로 가면 동네 먹자골목에서 기다리는 거보다는 콜이 쫌 뜨겠지 싶었는데, 확실히 더 많이 뜨긴 했는데요 자꾸 구서동, 김해 이런 콜만 떠서 (이미 잘하시는 분들에겐 좋은 콜이겠지만, 아직 멀고 낯선 동네는 꺼려지는 대린이... ㅋ) 아주 크게 한 바퀴 돌며 운동만 잘하고 이날은 한콜로 마무리했습니다 ㅠ

 

가끔씩 오류가 있는 듯했던 카카오 T 대리.

그래도 욕심을 부려 거주 중인 동네로 가는 '복귀콜'을 꼭 잡아보고 싶었는데요, 거주중인 동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방향은 같은 콜이 떴었는데 역시 또 1초 만에 순삭이 되어버렸습니다. 번화가 아닌 동네는 경쟁자가 별로 없는 장점이 있지만 콜도 없는 단점이, 번화가는 콜이 많은 장점이 있지만 경쟁자가 수십 명 이상이라는 단점이 있는 듯했어요~ 사실 아직도 어떤 게 좋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ㅠ 

 

그렇게 주변을 걷던 중 발신자번호표시 제한으로 전화가 한통 걸려오더라고요~ 대리기사님 아니시냐고 하시길래 '혹시 첫 손님인가?! 뭔가 문제가 생겼거나 내가 뭘 두고 내렸나?' 싶었는데, 통화해 보니 아까 1초 만에 순삭 되어버렸던 콜의 손님이더라고요... (난 수락버튼 근처로 손도 뻗지 못했는데?!?!) 어플 오류가 있는 듯했습니다. 전 어플을 아무리 살펴봐도 배정받은 상태가 아니었거든요. 손님은 기사로 제가 배정되어 있다고;;; 저도 이 손님껄 운행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어플에 배정받지 않은 상태로 운행을 하면 보험적용이 안되기 때문에, 이 점과 함께 '어플 오류인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뭐... 초보입장에서 별 수가 없어 보였기 때문에, '죄송하지만 취소 후 다시 잡아보셔야 될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는데, 아쉽게도 제 어플로는 뜨진 않아서 아마 다른 대리기사분이 수락하셔서 운행하신 걸로 생각됩니다.

 

무튼, 둘째 날도 공치지 않고 운행 하나라도 체험해 본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들어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ㅠ

 

갤럭시 워치를 차고 다니는데 이렇게 잠시 부업으로 대리운전 알바를 나오니 하루 1만 보는 그냥 우습게 나오네요 ㅋㅋ

 

다음에는 셋째 날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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